여행 셋째날 아침, 우리는 절망했다.
분명히 기상청에서는 맑다고 했는데
창밖으로는 미친듯 비가 내려쳤기 때문이다.
다행이 금방 비가 그치긴 했지만,
오전에 들린 섭지코지의 하늘은 찌부둥하다.
그래도 습기를 가득 머금어서 그런지
풀잎색과 흙색은 좀 더 깊어보였다.
제주 날씨, 너 정말 변덕쟁이구나,
괜히 먼산 보는 척,
사진 좀 이쁘게 찍어주고 싶은데,
얘는 정말 끊임없이 풀만 먹어, ㅋㅋ
실의에 빠진 카프카
2년 전 섭지코지에 대한 기억.
탁트인 바다, 초록잎 들판, 아름답다.
다시 찾은 섭지코지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점령당했다.
중국인이 아닌 기타 국적은 약 5% 미만이었던 듯.
중국사람 개인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
단체로 모였을 때의 소음과 남은 배려하지 않는 모습 때문에
그 좋았던 기억이 조금 흐려져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.
(뭐, 한국인도 그런 부류가 많긴 하지만.)
이렇게 얼렁뚱땅 흐린 기억속의 섭지코지 끄읏.
Jeju, with Rita
photographed by kafka
'유랑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참으로 오랜만에, 여행사진과 함께, 영국 세븐시스터즈 (8) | 2015.01.19 |
---|---|
겨울 문턱에 올리는 여름의 제주, 안녕메이 + 카페 숑 (12) | 2013.10.31 |
[팔라우 신혼여행] 02. Long beach, It's paradise! (6) | 2013.10.18 |
[팔라우 신혼여행] 01. walk around for a while at PPR (16) | 2013.10.11 |
흐린 기억 속의 섭지코지, (6) | 2013.08.28 |
캔디바를 닮은 8월의 제주, (11) | 2013.08.23 |
제주, 비자림 산책 (9) | 2013.08.23 |
京都さんぽ (교토산책) 사진집 제작했어요 :) (6) | 2012.10.21 |
京都さんぽ 번외편, eat, pray, love in Kyoto (4) | 2012.10.17 |
京都さんぽ, day 4 교토산책의 마지막 절정, 아라시야마. (7) | 2012.10.15 |
(번외편) 神戶さんぽ, 고베 카페 인증과 야경바라보기 (6) | 2012.10.15 |